
서울의 벚꽃이 절정을 맞이한 가운데, 이번 주말 전국적인 비바람과 이상 저기압의 영향으로 꽃놀이 시즌이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될 전망이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이 이번 주말 기상 악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면서, 금요일이 사실상 벚꽃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서울 벚꽃은 4월 3일 여의도 윤중로를 중심으로 개화를 시작했고, 4일에는 서울기상관측소에서 공식 개화가 확인됐다.
보통 벚꽃은 개화 후 4일에서 7일 사이에 절정을 맞기 때문에, 이번 주 중반부터 주말까지가 서울 벚꽃 관람의 피크 시점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기상청은 12일(금) 밤부터 13일(토)과 14일(일) 사이 한반도 전역에 걸쳐 강한 바람과 비, 심지어 일부 지역에 눈까지 예보하고 있어 꽃잎이 비바람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벚꽃은 만개 이후 바람이나 비에 가장 약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 강한 기상이변이 겹치면서 사실상 낙화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상 악화는 북쪽 대륙에서 발달한 ‘절리 저기압’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저기압은 러시아 캄차카반도와 우랄산맥 사이 고기압에 갇혀 동서 이동이 차단된 채 남하하는 것으로, 이른바 ‘차가운 소용돌이’가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대기 흐름은 ‘블로킹 현상’으로 불리며, 이상기후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주말 한반도를 덮칠 저기압은 영하 30도에서 40도에 달하는 찬 공기를 동반하며, 상층의 차가운 공기와 지상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 격렬한 대기 불안정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내륙 지역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예상되며, 기온 급강하로 인해 강원 산지에는 4월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등 주요 기상 예측기관들도 이번 주말 기압 변화에 따라 돌풍 수준의 강풍과 갑작스러운 비구름 확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기압과 저기압의 기압차가 커질 경우 태풍에 준하는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이처럼 기상 악화가 예보되면서 야외 활동이나 벚꽃 나들이를 계획한 시민들에게는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서울 여의도, 석촌호수, 서울숲 등 주요 벚꽃 명소에서는 이미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몰리며 벚꽃의 마지막 절정을 즐기려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이번 주말은 벚꽃이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예상된다. 이미 절정을 맞은 부산, 전주, 대전 등은 주말 기상 악화로 낙화가 빨라질 수 있다.
각 지역 지자체는 야외 행사를 조정하거나 안전 공지문을 발표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13일부터 전국적으로 비와 강풍이 시작되며, 일요일 새벽에는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눈 소식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벚꽃을 보기 위한 외출은 금요일까지가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또한 “강풍에 약한 구조물이나 간판 등은 사전 점검이 필요하며, 안전사고에 유의해 주말 외출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주말은 사실상 벚꽃 시즌의 마침표를 찍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요일까지는 비교적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므로, 벚꽃의 마지막 자태를 담고 싶은 시민이라면 서둘러 관람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