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준 “머리 꼬부라지자 고아원에 버려졌다” 출생 비밀 고백

대한민국 1세대 다문화 가수 박일준이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해 자신의 출생 비밀을 고백했다.
15일 방송된 ‘화요초대석’에서 박일준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양어머니와의 인연, 친모와 생부에 얽힌 가정사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박일준은 “친 어머니가 있었다”며 본인을 키워주신 양어머니는 친어머니와 언니 동생하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이어 “낳아준 어머니가 양어머니에게 ‘언니 나 임신했다’고 했다더라. 남자도 없이 그냥 임신을 한 거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나아준 어머니가 ‘한국 군에게 겁탈을 당했다’고 했다”며 충격적인 과거를 밝혔다.
그는 이어 “양어머니가 ‘방 하나 얻어 줄테니 여기서 애를 낳고 키워라’하고 나를 낳는 것을 받아줬다고 들었다. 산파역할을 한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생 이후 100일 정도가 되니까 머리카락이 꼬부라지기 시작하는 등 외모 변화가 생겼고, 친모가 뒤늦게 미군하고의 관계에 대해 얘기해준 것을 설명했다.
결국 박일준은 “내가 점점 커지면서 외모가 달라지니까 고아원에 버리고 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당시 이름도 없어 ‘개똥이’로 불렸던 그는 양어머니가 자신을 찾아온 뒤 “엄마”라고 부르며 모자로 살게 됐다.
입양 사실은 15살 때 알게 됐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기타만 치러 다니고 하도 속을 썩이니까, 어머니가 나를 앉혀주고 ‘나 친엄마 아니다’라고 하셨다”라며
출생의 진실을 듣고 본인이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더 삐뚤어졌다고 후회 섞인 고백을 했다.
그는 친어머니는 결국 만나지 못했지만 미국에 있는 생부는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일준은 “아버지가 나를 평생 그리워했지만 친부는 친모를 버리고 다른 사람과 결혼해 5명의 자식을 뒀다”며
“그게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이날 박일준은 “지금이야 그렇게 예쁘게 말하지만 그전에는 혼혈이었다. 놀림 많이 받았다”라며
“(내 생각에는 굳이 다문화라는 표현도) 다 같이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왜 키우지 못하고 남에게 나를 맡겼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잘 낳아주신 것 같다. 국민 여러분께서 이렇게 날 만들어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일준은 1954년생으로 1977년 ‘오! 진아’로 데뷔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베테랑 가수다.
한때 사업 실패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회복해 현재까지도 무대에서 활동 중이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