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4만원어치 국밥 외상 주문…사장 분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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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밥집 사장이 외상 주문을 요구한 손님 때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이 사건은, 배달 주문을 통해 4만 원이 넘는 음식을 시킨 후 “내일까지 이체하겠다”고 요청한 손님과 이를 거절한 사장의 이야기다.
지난 24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또 외상 주문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국밥집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배달 앱을 통해 주문을 받았는데, 해당 주문 요청 사항을 보고 당황했다고 밝혔다.
요청 사항에는 “저희가 오늘 하루 종일 못 먹었는데 내일까지 이체해 드려도 될까요? 계좌번호랑 이름 문자로 알려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손님은 주문 후 가게에 전화를 걸어 “요청 사항 보셨냐? 내일까지 돈이 들어오니 그때 이체하겠다”며 재차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20대 초반 여성인 것 같았고, 혼자 먹는 것도 아니고 두 명이 모텔에서 시킨 것으로 보였다”며 “국밥만 주문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이드 메뉴까지 함께 시켜 총 4만4300원이 넘는 주문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국밥 한 개 정도였으면 ‘그래, 까짓것 한 번 해주자’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양심까지 없으면 안 된다”며 “돈이 없는데 4만 원 넘게 음식을 시키면서 모텔에 갈 돈은 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황당해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도 몇 차례 외상을 해줬다가 돈을 못 받은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단호하게 거절했다”며 “요즘 사람들은 왜 이런지 모르겠다.
돈이 없으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택배 상하차라도 해서 벌어야지, 먹고 사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남에게 기대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많은 자영업자와 네티즌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솔직히 돈 없으면 라면을 끓여 먹지, 사이드 메뉴까지 시키는 건 도를 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저도 몇 번 안 돼 보여서 외상으로 보내줬는데 다 먹고 연락 끊더라. 그 이후로 절대 외상 안 해준다”, “제발 양심을 가지고 살자. 돈 없으면 남한테 폐 끼치지 말고 적당히 소비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외상 요청을 한 손님의 행동이 도를 넘어선 ‘먹튀’ 행태라고 지적했다. “배달 음식은 즉시 결제해야 하는 게 기본인데, 외상으로 먹겠다는 발상이 황당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이런 행동을 할까”, “어려운 건 이해하지만, 본인 형편에 맞춰 살아야 한다”며 비판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외상을 요구하는 사례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다.
일부 가게에서는 단골 고객이나 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 외상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돈을 떼이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많은 자영업자들은 “한 번 외상을 허용하면 계속 요구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어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경제 불황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상 주문이나 먹튀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식업체에서 신용 거래가 아닌 즉시 결제를 원칙으로 하는 것은 손해를 막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며 “외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들도 본인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소비 습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A씨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외상을 허용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어려운 손님을 위해 한두 번은 허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대다수는 “어려운 사정을 이해해주다가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자영업자”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A씨는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단호하게 거절할 것”이라며 “외상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본인의 상황을 고려해서 무리한 주문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사연은 단순한 한 가게의 경험을 넘어, 최근 자영업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음식점에서의 외상 주문이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