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한국 시장서 최악의 성적… 200만 명 떠나자 긴급 대책 가동

디즈니플러스(Disney+)가 한국 시장에서 가입자 이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격적인 할인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혹평과 경쟁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대비 부족한 콘텐츠 라인업이 지속적인 문제로 지적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달 말까지 연간 구독료를 최대 4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기존 9만9000원이던 스탠다드 요금제는 5만9400원으로, 13만9000원이던 프리미엄 요금제는 8만3400원으로 대폭 인하됐다.
이는 경쟁 OTT의 최저 요금제보다도 낮은 가격이며, 넷플릭스와 티빙의 광고 포함 요금제(월 5500원)보다도 저렴하다.
이 같은 할인 프로모션을 단행한 것은 구독자 이탈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거론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으며, 현재 국내 주요 OTT 중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불리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지만, 현재는 쿠팡플레이(684만 명), 티빙(679만 명), 웨이브(418만 명)에도 밀려 월간 사용자 수 257만 명을 기록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 ‘무빙’의 흥행으로 2023년 9월 433만 명의 월간 이용자를 확보하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이후 200만 명 이상이 이탈하며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해지율이 가장 높은 OTT로 꼽히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KT 마케팅 플랫폼 나스미디어의 조사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 구독자의 59%가 6개월 내 해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 OTT의 해지율(20~40%)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이용자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대 이하의 콘텐츠 라인업과 흥행 참패가 꼽힌다.
디즈니플러스가 지난해 공개한 ‘지배종’, ‘삼식이 삼촌’, ‘화인가 스캔들’, ‘폭군’, ‘노웨이아웃’, ‘강매강’, ‘강남 비-사이드’ 등은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무빙’의 강풀 작가가 집필한 차기작 ‘조명가게’ 역시 이용자 이탈을 막지 못했으며, 탐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도 기대에 못 미쳤다.
이제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19일 공개하는 박은빈 주연의 ‘하이퍼나이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해당 작품은 과거 촉망 받던 천재 의사였던 ‘세옥’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스릴러물로, 반등의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이외에도 디즈니플러스는 한류 스타들을 앞세운 신작으로 다시 한번 한국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김수현과 조보아가 출연하는 ‘넉오프’, ‘마녀’의 김다미와 손석구가 캐스팅된 윤종빈 감독의 ‘나인 퍼즐’, 류승룡·양세종·임수정이 출연하는 ‘파인: 촌뜨기들’, 전지현이 외교관으로 등장하는 ‘북극성’, 그리고 첫 사극 시리즈 ‘탁류’ 등이 준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 소비자들은 이미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등의 OTT 서비스에 익숙하며, 기존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구독자들이 단순히 할인된 가격 때문에 다시 디즈니플러스로 돌아올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즈니플러스가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는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과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흥행작을 만들어 내고 있고, 티빙과 쿠팡플레이도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기존 할리우드 IP(지적재산권)에만 의존하며, 한국 시장에 맞춘 콘텐츠 기획이 부족했던 것이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가격 인하 전략이 효과를 거둘지, 아니면 추가적인 콘텐츠 혁신이 필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