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 ‘블랙 앤 화이트’ 출시…가성비 앞세운 위스키, 국내 소비자 사로잡을까

세계적인 주류기업 디아지오가 합리적인 가격대의 블렌디드 위스키 ‘블랙 앤 화이트(Black & White)’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월 8일 디아지오는 이 제품이 이마트를 통해 단독 유통되며, 700㎖ 기준 가격은 9,900원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 통상 2만~3만 원대에 판매되는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위스키 입문자나 가벼운 음용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국내에 선보인 ‘블랙 앤 화이트’는 1884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위스키 제조업자 제임스 뷰캐넌이 만든 140년 전통의 위스키 브랜드다.
검은색과 흰색 스코티시 테리어 한 쌍이 그려진 친숙한 라벨 디자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영국 왕실 공식 납품 위스키로 선정된 이력도 갖고 있다.
역사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브랜드지만, 국내에서는 이번이 첫 정식 유통이다.
디아지오는 “국내 유통 파트너인 이마트와의 협력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프리미엄 위스키 중심의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함으로써,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위스키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출시는 고물가 시대 속에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블랙 앤 화이트’는 스코틀랜드 내에서도 명성이 높은 증류소에서 생산된 원액을 블렌딩해 만든다. 대표적으로 달위니(Dalwhinnie), 클라이넬리쉬(Clynelish), 글렌듈란(Glendullan) 등의 증류소가 포함된다.
이 제품은 캐러멜과 바닐라의 부드러운 향을 바탕으로, 은은한 과일 풍미와 스파이시함이 어우러지는 맛이 특징이다.
목넘김이 깔끔하고 자극이 덜해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하이볼, 칵테일 등 다양한 음용 방식에도 잘 어울려 실용적인 위스키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위스키 시장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희소성을 강조하던 프리미엄 전략에서 점차 탈피해, 보다 넓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하는 실용적이고 접근성 높은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특히 고물가 기조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은 더욱 ‘가성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디아지오의 ‘블랙 앤 화이트’는 전통성과 품질, 가격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갖춘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입문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히는 것은 가격이다.
유명 싱글 몰트 제품이나 수입 블렌디드 위스키의 가격은 대체로 4만 원 이상이기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가격에 700㎖ 용량을 제공하는 ‘블랙 앤 화이트’는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춰, 위스키 시장의 외연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디아지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가성비 중심의 제품을 국내에 선보였다는 점은 위스키 시장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블랙 앤 화이트의 반응이 좋을 경우, 다른 브랜드들도 유사한 가격 전략이나 제품 라인업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형마트 단독 유통이라는 방식은 유통비를 절감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구조로, 향후 다양한 협업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디아지오는 이번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 위스키 시장 내 다양한 소비자층과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다.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서, 위스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음용의 다양성을 제안함으로써 위스키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판매 성과와 소비자 반응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 활동 및 제품군 확대도 예고하고 있어 주류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