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유성 제구 난조에 위협구 논란, 벤치 클리어링 발생
두산 김유성(23)이 또 한 번 제구 난조 속에서 벤치 클리어링(경기 중 덕아웃이나 불펜 또는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선수를 제지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가는 행동)의 중심에 섰다.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두산은 8대2 역전승을 거뒀지만, 선발 김유성의 불안한 제구와 위협구 논란은 경기 결과보다 더 큰 이슈가 됐다.
이날 김유성은 불안한 출발 끝에 3이닝 만에 강판됐고, 그 과정에서 키움 타자 푸이그와 충돌 직전까지 가는 장면이 발생했다.
푸이그는 이미 앞선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을 한 차례 맞은 상태였고, 두 번째 타석에서 머리 쪽으로 향한 147km 직구에 격하게 반응했다.
방망이를 든 채 마운드로 걸어가다 양의지의 제지로 충돌은 피했지만, 벤치 양쪽 모두에서 선수들이 뛰어나오며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사건의 핵심은 김유성의 공이 단순한 제구 난조였는가, 혹은 고의성이 있었는가다.
현재로선 고의성을 입증할 증거는 없다.
그러나 김유성은 시범경기에서 이미 키움 김동엽의 손목 골절을 유발한 전적이 있으며, 이날도 키움 우타자 중심으로 공이 높게 들어가는 패턴이 반복됐다.
야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유성은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릴 경우 공이 우타자의 머리 방향으로 향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반복성이다. 불안정한 제구는 선수 개인의 성장 과정으로 볼 수도 있으나, 150km에 달하는 공이 상대 머리 쪽으로 향할 경우 그 자체가 위험한 살상 무기가 될 수 있다.
그 누구도 사고를 원치 않지만, 공에 맞은 선수는 단 한 번의 충격으로 커리어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이 FA 최원준을 미루면서까지 김유성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한 건 단순한 구위만 보고 내린 판단이 아니었다.
팀의 미래 자원을 단기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이었다.
그러나 김유성이 그 기회를 제구 불안과 논란으로 흘려보낸다면, 향후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야구는 실수의 스포츠지만, 반복되는 위협구는 실수 이상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김유성이 진정한 프로 선발 투수로 성장하기 위해선,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제구와 상대에 대한 존중, 그리고 경기 운용 능력을 갖춰야만 한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