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에 작심 비판… K리그 잔디 논란 점화
FC서울의 기성용(36)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관리 실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K리그에서 잔디 문제로 인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김진수, 제시 린가드까지 불만을 표출하며 한국 축구 인프라 개선 필요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축구 유튜브 채널 ‘이스타TV’에서 기성용은 잉글랜드 3부리그 버밍엄 시티 훈련장의 잔디를 보며 한국과 비교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안타깝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80억 원을 벌어들이고 2억 원을 잔디 관리에 쓴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성용은 “선수로서 당장이라도 좋은 잔디에서 뛰고 싶다”며 “이건 꼭 기사로 내달라.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 열받는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K리그1 3라운드 경기 후, 김진수(33)도 잔디 상태를 문제 삼았다.
김진수는 “이런 상태에서 축구를 하는 게 맞나 싶다”며 “공이 없는데도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공을 차려고 하면 잔디가 밀린다. 부상 위험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제시 린가드(FC서울) 역시 경기 후 자신의 SNS에 골프장 이모티콘과 함께 경기 중 찍힌 사진을 올렸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비꼬는 의미로 해석되며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린가드는 경기 중 잔디에 걸려 넘어지며 발목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서울시가 경기장 임대료로 83억 원을 벌어들이고도, 잔디 관리에는 1억 2000만 원만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잔디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했다”며 “내년에는 쿨링팬 등 과학적 장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김기동 FC서울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잔디 문제가 1라운드부터 계속 제기되고 있다. 상암뿐만 아니라 다른 구장도 마찬가지다”며 “선수들의 부상을 막기 위해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단순한 시설 문제가 아니다.
경기력 저하와 선수 부상 위험 증가로 이어지면서 K리그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기성용, 김진수, 린가드까지 직접 불만을 표출하면서, 잔디 문제 해결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