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고공행진에 14K 주얼리와 골드바 수요 급증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가운데, 국내 주얼리 시장과 시중은행의 금 유통 흐름에 변화가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고금값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 함량이 낮은 14K 주얼리와 금속 패션주얼리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은행들은 중단했던 골드바 판매를 재개하며 대응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1일부터 한국금거래소에서 공급받는 1kg 골드바를 다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중순, 국제 금값 급등과 함께 수요가 폭증하자 판매를 일시 중단했던 두 은행은 금 거래 재개를 통해 다시 안전 자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NH농협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도 각기 다양한 중량의 골드바를 판매 중이다.
31일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121.69달러로 상승했으며, 한때 3160달러까지 치솟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3149.90달러로 마감하며 종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 및 철강·자동차 관세 정책이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한 데 따른 현상이다.
국내 주얼리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선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14K 옐로우 골드 제품의 점유율은 30%로 상승했고, 남성의 14K 주얼리 구매율은 33.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고가의 18K보다 부담을 덜고, 외관상 고급스러움을 유지할 수 있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선호를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금속 소재 패션주얼리의 인기도 뚜렷하다.
금속 제품의 구매율은 46.6%로 전년 대비 10.7%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20대 연령층에서 54.3%의 구매율을 보이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금이 아닌 대체 소재를 통해 가성비와 트렌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디디에두보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일부 커플링에 10K 옵션을 도입했다.
이는 “순금 함량이 낮아도 가성비가 좋은 10K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응한 것”이라는 설명으로 요약된다.
최승욱 서울과학기술대 금속공예디자인학과 교수는 “럭셔리 브랜드는 고급화와 희소성 있는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중저가 브랜드는 14K 골드나 중량이 낮아도 크게 보이는 효과를 주는 ‘할로우 주얼리’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값 상승 속에서도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고,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부가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지속 가능한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주얼리 제품 개발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반 주얼리 구매율은 최근 1년간 13.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보다 약 133만명이 감소한 수치로,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지표다.
“금값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국내 주얼리 시장 전반이 침체하고 있다”는 차지연 월곡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분석처럼, 주얼리 업계는 변화하는 소비 행태에 맞춘 유연한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