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엿새째인 27일, 날이 밝으며 진화 작업이 재개됐다.
산불은 경북 북동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산림청은 오전 6시 30분부터 헬기와 진화 차량, 진화 인력을 차례로 투입했다.
산불은 의성 외에도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인접 시군으로 번지며 경북 북동부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산림 당국은 인력과 장비를 각 산불 발생 지역에 분산 배치해 동시다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어제까지 하회마을 부근 시정이 좋지 않아 헬기 진입이 어려웠다”며
“오늘은 출동하는 것으로 헬기 대기 중인데, 기상 상황을 보니 오전에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산림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는 전날 밤 산불이 소강상태를 보였다.
이날부터 헬기를 투입해 산불의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진화 인력은 4635명, 헬기 79대, 장비 693대가 투입됐다.
전날에는 헬기 87대, 인력 5421명, 장비 656대가 주간에 동원됐고, 야간에는 3333명이 전력·문화재·민가 주변에 방화선을 구축했다.
전날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인근에서도 산불이 재확산돼 대전사 방재 작업이 긴급히 이뤄졌으며, 새벽부터 불길은 잦아든 것으로 확인됐다.
의성·안동을 제외한 청송·영양·영덕 3곳의 산불영향 구역은 1만6019헥타르로 집계됐으며, 전체 5개 시·군 피해 규모는 3만헥타르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의성과 안동은 피해 면적이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화선 길이는 의성과 안동에서만 279㎞에 달하며 이 중 192㎞ 구간에서 진화가 완료됐다.
청송, 영양, 영덕의 화선은 아직 분석이 진행 중이다.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8명으로 총 2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의성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기장 A(73)씨가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의성, 안동 등지에서는 전날까지 3만2989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1만5490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생활 중이다.
산불로 인한 재산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27일 오전 7시 기준으로 주택과 공장 등 건축물 2572개소, 총 2660동이 피해를 입었다.
이 중 주택이 2448개소로 가장 많았고, 2599동이 전소됐다.
도로 통제도 이어지고 있다.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IC에서 영덕 IC 구간, 중앙고속도로 의성 IC에서 풍기 IC 구간까지 양방향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경북 지역에는 이날 5㎜ 안팎의 비가 예보돼 있으나, 건조 특보가 유지되고 있어 산불 확산 위험은 여전히 높다.
거기에 산림청이 이번 비가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분석을 내놓아 앞으로의 진화 작업 또한 막막한 상황이다.
산불 진화와 피해 수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