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 백령도 응급환자, 군 헬기 긴급 이송으로 생명 구해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강풍으로 소방헬기가 이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군 헬기가 투입돼 응급환자를 긴급 이송하면서 의료 협력의 첫 사례를 기록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5시 31분경 백령도에서 발생한 급성 충수염 환자가 긴급히 육지 병원으로 옮겨졌다.
해당 환자는 백령도에 있는 인천시의료원 백령병원에서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서해5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었고, 구름 높이도 450m로 낮아져 소방헬기는 내부 규정에 따라 이륙이 불가했다.
소방헬기는 일반적으로 구름 높이가 600m 이하이거나 강풍 특보가 발효될 경우 이륙을 제한하고 있어 응급 이송에 제약이 있었다.
이에 인천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은 즉시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 지원 요청을 했고, 군 측은 경기 용인에 위치한 의무 후송항공대의 ‘메디온’ 헬기를 긴급 투입했다.
메디온은 곧장 백령도 항공대 헬기장으로 이동해 환자를 태우고, 인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 헬기장으로 이송했다.
이후 현장 대기 중이던 구급대원에게 환자가 인계되었고,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사례는 인천소방본부와 국군의무사령부가 의료취약 지역인 섬 지역에서의 응급의료 협력을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MOU) 이후 처음 이뤄진 현장 협력이다.
강풍으로 소방헬기가 작동하지 못할 때, 군 헬기 투입이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대응이 됐다.
특히 군 헬기는 소방헬기에 비해 항공기 성능이 우수해 기상 악화 시에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 헬기보다 군 헬기가 성능상 강풍 상황에서도 이륙이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섬 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두 기관의 긴밀한 공조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송된 응급환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안정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