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해킹 사태에 비트코인 9만5000달러대로 급락
가상자산 시장이 대규모 해킹 사태로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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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약 2조 원 상당의 자산이 탈취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하락세로 전환됐다.
2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7시 25분 기준 24시간 전 대비 1.56% 하락한 9만55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1일 9만9411달러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던 흐름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바이비트 해킹 사태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이 흔들렸다.
21일 블룸버그는 가상자산 거래량 기준 세계 2위 거래소 바이비트가 14억6000만 달러(약 2조1000억 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해커에게 탈취당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비트 CEO 벤 저우는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해커가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탈취했다”고 밝히며 피해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 해킹으로 유출된 가상자산은 거래소 총 보유 자산의 9%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난센은 탈취된 자산이 하나의 지갑에서 40개 이상의 다른 지갑으로 분산됐다고 전하며, 자금세탁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기업 아캄 인텔리전스는 “유출된 자금이 새로운 주소로 이동하며 매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2014년 일본 마운트곡스 거래소(4억7000만 달러) 및 2021년 중국 폴리 네트워크(6억1100만 달러) 해킹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보안 전문가들은 배후로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를 지목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보안업체 파이어블록스는 “이번 공격 방식이 과거 인도 와지르엑스 및 미국 래디언트캐피털 거래소 해킹과 유사하다”며 북한 연관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킹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9만5000달러대까지 내려갔으며, 솔라나와 리플(XRP)도 각각 3.73%, 0.54% 하락한 166.77달러, 2.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해킹 대상이었던 이더리움은 같은 시각 0.64% 상승한 2792달러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보이던 가운데, 이번 대형 해킹 사건이 시장에 어떤 장기적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